나의 새장은 곧 세상이다.
벤자민 라이언
<aside> 💬 "모든 것은 네가 살아갈 세상을 위해."
</aside>
허리 중간까지 내려오는 붉은 머리카락을 아래로 가지런히 묶었다. 보라색 눈동자, 까무잡잡한 피부. 짙은 눈매와 눈썹. 전체적으로 선이 굵다. 키도 덩치도 큰 편이라 멀리서도 눈에 띄는 편. 아마빛 셔츠안에 목부분이 짧은 목티를 받쳐 입고 검은색 서스펜더를 했다. 하의는 검은 슬랙스, 신발은 어두운 색의 남성용 구두.
벤자민 기준 왼쪽 귓볼에 귀를 두 개 뚫었다. 목티 위로 프롬 때 받은 목걸이를 했다. 키티가 준 반지는 왼손 중지에 자리했고, 지젤이 준 오너먼트로 만든 팔찌 또한 같은 손에 착용했다.
단순한? / 능숙한 / 직설적인 / 정이 많은 / 현실적인
벤자민은 즐거울 때 웃고, 화가 날 때 화를 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고 공감하며 함께 슬퍼할 줄 알았으니 겉으로 보기에 단순해보이는 것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여전히 기본적인 표정은 뚱했으나, 첫인상일 뿐 몇 마디만 나눠보면 그가 전혀 어려운 사람이 아님을 짐작 할 수 있다. 평소에는 단순하다, 싶을 정도로 기분대로 행동하다가도 이따금 말 없이 상황을 살피고는 한다. 그때 벤자민에게 말을 건다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대답이 돌아오겠지만, 그 모습만 보아도 그가 절대 단순한 생각만 하고 사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표정을 잘 숨기지 못했던 시기를 지나, 꽤 자기포장에 능숙해졌다. 변성기를 지나 꽤 호감가는 목소리를 얻은 탓일까,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묘한 신뢰감이 서려있다. 어떻게 보면 상대방의 행동에 하나하나 부끄러워하던 어린 시절과 달리 조금 능구렁이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듀프레인 가문에서 나온 이후, 훨씬 자유로워 보인다. 어딘지 선을 지키는 화법을 사용하던 7학년 때와는 다르게 다시 직설적인 화법으로 돌아왔다. 빙빙 돌려말하지않고, 궁금한 것들을 꼬집는 것 같은 화법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자신들과 함께 해온 이들을 아끼는 면모를 보였다. 그는 이제 더이상 애정하는 것을 애정한다고 말하는 데 망설이지 않는다. 부끄러워하는 시간마저 아깝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어쩌면 헌신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주변 사람들을 챙기곤 했다. 물론, 이런 행동은 어느정도 친구들에게서 잊히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투영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었는데, 그 마음만은 들키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제가 아끼는 이들에겐 부러 조금 더 장난스럽게 굴기도 했다.